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약세장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 3,100억 달러 눈앞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친 가격 폭락으로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음에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인 3,100억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Jiwoo Jeong 작성자 Jiwoo Jeong 작성일 3 분 소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약세장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 3,100억 달러 눈앞

핵심 내용

  •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50.95% 급증해 3,095억 1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테더(USDT)가 6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 지난 24시간 동안 파생상품 시장에서 6억 5천만 달러 이상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었으며, 대부분은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 물량이었다.
  • 급락장 속에서도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투자자들이 시장을 완전히 이탈하는 대신, 더 낮은 가격에 재진입하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폭락하고 수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는 ‘롱 스퀴즈(Long Squeeze)’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펀더멘털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악재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ATH)를 경신하며 3,100억 달러(약 43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총, 1년 새 50% 급성장… 테더 독주 체제 굳건

디파이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095억 1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4시간 동안 0.22%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중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테더(USDT)가 전체 시장의 60%를 점유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USDT는 미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소 간 송금, 트레이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성장세는 더욱 놀랍다. 2025년 1월 1일 기준 2,052억 4천만 달러였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YTD) 50.95%나 성장했다. 시계를 2년 전인 2023년 12월~2024년 1월로 돌려보면, 현재 시장 규모는 당시의 두 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디파이 총 예치액(TVL) | 출처: 디파이라마

디파이 총 예치액(TVL) | 출처: 디파이라마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 성장은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직접적인 자금 유입을 의미한다.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상, 시총이 늘어난다는 것은 법정 화폐(달러 등)가 시장에 투입되어 코인으로 환전되었거나, 투자자들이 다른 변동성 자산을 매도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확보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주요 암호화폐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자금이 시장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남아 있다는 것은 여전히 암호화폐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즉,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완전히 이탈한 것이 아니라, 가격 안정성과 대기 자산 기능을 갖춘 스테이블코인으로 잠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피바람 분 파생상품 시장… 하루 6억 5천만 달러 증발

그러나 자금 유입세와는 별개로, 당장의 시장 상황은 처참했다. 12월 15일 월요일, 암호화폐 시장은 또 한 번의 급락장을 연출하며 18만 5천 명 이상의 트레이더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파생상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파생상품 시장에서만 약 6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었다. 주목할 점은 청산 물량의 대부분이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매수했던 ‘롱 포지션(Long Positions)’이었다는 것이다.

가격이 급락하면서 롱 포지션 보유자들은 담보 부족으로 인해 강제 매도를 당했고, 이것이 다시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상승론자들이 입은 손실만 5억 5,8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대장주인 비트코인에서만 총 2억 2,200만 달러가 청산되었으며, 그중 2억 달러가 롱 포지션이었다.

암호화폐 시장 청산 히트맵 | 출처: 코인글래스

암호화폐 시장 청산 히트맵 | 출처: 코인글래스

금융 분석 매체 코베이시 레터(The Kobeissi Letter)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24시간 만에 1,000억 달러 증발했을 때, 총 청산액은 4억 달러 수준이었다”고 언급했으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금화 대신 재매수 대기”… 시장의 희망 불씨

시장 폭락으로 일부 자금은 법정 화폐로 환전되어 이탈했지만, 상당 부분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해 시가총액을 떠받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폭락한 암호화폐를 더 좋은 조건에 ‘저가 매수(Buy the Dip)’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총알(대기 자금)로 비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현재 손실 구간에 있는 투자자들에게도 반등의 희망을 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단기적인 약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신호들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코인스피커의 이전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는 3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었다. 비트코인 상품에 5억 2,200만 달러가 몰렸고, 리플(XRP) 상품에도 2억 4,500만 달러가 유입되었다.

기업들의 매집 움직임도 활발하다. 비트마인 이머전(BitMine Immersion)은 최근 3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추가 매수해 보유량을 약 400만 ETH까지 늘리며 전략적 축적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 금융(TradFi) 기업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비자(Visa)는 은행과 핀테크 기업을 위한 스테이블코인 자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이 자산군이 주류 금융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금융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자금이 머무르는 ‘디지털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사실은, 암호화폐 시장 내부에서의 순환 자금 흐름이 활발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스테이블코인은 앞으로도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며, 변동성 국면 속에서도 시장 안정성과 유동성 확보에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스, 암호화폐 뉴스
Jiwoo Jeong
암호화폐 전문 기자 Jiwoo Jeong

본 작가는 <a href="https://www.caltech.edu/">Caltech</a>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분산 시스템을 주제로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지난 6년간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 및 Web3 프로젝트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체인 간 호환성, 그리고 L2 확장성 솔루션 분야에 몸담아 왔습니다. 현재는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기술의 실제 활용 가능성과 산업적 영향에 대한 분석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작성하고 있으며, 기술적 깊이와 시장 흐름을 함께 다룰 수 있는 드문 전문 필진으로 활동 중입니다. 기술 문서뿐만 아니라 정책 변화, 온체인 데이터 분석, 토크노믹스 설계 관련 글을 통해 독자들이 실질적인 투자 판단과 기술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