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달러 IPO 광풍의 그늘… 골드만삭스 “AI가 가상자산 갈 기관 자금 다 빨아들였다”

Updated 16시간 ago by · 4 분 read

상반기 IPO 1,200억 불 돌파와 크라켄·레저 등 코인 기업 상장 보류

골드만삭스는 2026년 6월 26일 공시를 통해 미국 기업공개(IPO) 발행 규모가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약 1,2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의 연간 기록과 맞먹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50개 기업이 증시에 입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상장 건수가 2배나 급증한 가운데, 골드만삭스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인 벤 스나이더(Ben Snider)는 이러한 공모주 광풍이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열풍이 아닌, 철저히 AI 금융 수요와 대형 우량 기업들의 상장 랠리에 기인한 것이라고 명확히 진단했다.

스나이더 전략가는 골드만삭스의 ‘Exchanges’ 팟캐스트에 출연해 현재의 현상을 일종의 정상적인 경기 회복 과정으로 해석했다. 그는 거래 대금이 급증하고 상장 활동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은 과거 닷컴 버블 시기나 2021년 스팩(SPAC·특수목적인수회사) 붐 당시 관측되었던 극단적인 낙관론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올해 연간 전체 상장 건수는 과거 25년간의 미국 평균치에 부합하는 100개 안팎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250개가 넘는 기업이 쏟아졌던 2021년이나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1999년의 400개 근접 수치와 비교하면 매우 절제된 규모다.

이처럼 전체 상장 건수에 비해 조달 금액만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구조적 분열은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기관 자금을 독식하면서 크라켄(Kraken)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를 비롯해 하드웨어 지갑 제조사 레저(Ledger), 디지털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이더리움 소프트웨어 개발사 컨센시스(Consensys) 등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물 기업들이 2026년 예정이던 IPO 계획을 일제히 연기하거나 잠정 중단했다.

이는 올해 초 서클(Circle)의 성공적인 CRCL 상장과 불리시(Bullish)의 BLSH IPO 성공으로 코인 기업들의 상장 러시를 기대했던 시장의 예측을 정반대로 뒤집은 결과다.

이제 시장은 AI가 주도하는 IPO 머신이 가상자산으로 흘러 들어갔을 기관 자금을 계속해서 흡수할 것인지, 아니면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가라앉은 후 대기 중인 코인 기업들의 IPO 정체가 풀리면서 토큰 현물 수요를 함께 견인하는 2차 상장 랠리가 찾아올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AI 자금 독식과 ‘올스톱’된 코인 상장, 기관 머니의 진짜 행방은

상반기 누적 조달액 1,200억 달러라는 수치는 자본시장의 컨텍스트를 결합할 때 그 구조적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 2월 골드만삭스가 로이터를 통해 발표했던 2026년 IPO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하방 기준점은 800억 달러, 기본 예측치는 1,600억 달러, 낙관 시나리오의 상단은 2,250억 달러였다. 즉, 현재 상반기 성적표는 오픈AI(OpenAI)나 앤트로픽(Anthropic) 같은 초형 메가 딜들이 아직 등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의 낙관적 시나리오 경로를 그대로 밟아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됨에 따라 연간 예상 상장 건수를 기존 120개에서 100개 안팎으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1,600억 달러의 연간 총액 기준점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신규 발행 시장이 자본의 대중화나 중소형주 위주가 아니라, 소수의 고품질 대형 AI 및 테크 기업들 위주로 철저히 압축 구동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올해 ‘SPCX’라는 티커로 증시에 입성한 스페이스X(SpaceX)의 IPO가 벤 스나이더 전략가가 언급한 시장 역학을 완벽히 대변한다. 스페이스X는 기관의 성장 자본을 단 하나의 플래그십 AI 연계 테크 자산으로 완전히 집중시켰고, 이는 토큰 가격 부진으로 고심하던 펀드매니저들에게 가상자산의 아주 강력한 대체 투자처를 제공했다.

현재 골드만삭스의 IPO 발행 바로미터는 약 139를 기록하며 매우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을 나타내고 있지만,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역사적 중간값에 가까운 15~19%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과거 닷컴 버블 시절처럼 첫날부터 수백 퍼센트씩 폭등하는 이성 잃은 과열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탄탄한 시장 여건, 절제된 우량 수익률, 그리고 대형주 중심의 압축된 파이프라인이 결합된 견고한 기능성 자본시장의 등장은 가상자산 시장에 단순한 투기적 단기 충격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되고 치명적인 자금 고갈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크라켄, 레저, 그레이스케일의 IPO 손익 계산법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들 기업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기업 지분에 현물 토큰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 배수(Multiple)를 부여해 줄 것이라는 낙관적 윈도우를 전제로 상장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기관 자본이 AI 공모주라는 훨씬 더 매력적인 서사를 찾아 이동하면서 가상자산 연계 지분을 프리미엄 몸값에 받아줄 수요는 급격히 위축되었다. 컨센시스의 상장 연기 역시 동일한 맥락이다. 골드만삭스가 공모주 시장의 부활을 AI 자본 형성과 직접적으로 연계 짓고 있는 환경에서, 이더리움 인프라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기관 할당가들이 거액의 수표를 던져 참여하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스토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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