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서울 본점 딜링룸에서 비트코인 시세를 실시간으로 표시하며 가상 자산에 대한 금융권의 달라진 시각을 드러냈다.
이는 전통 금융(TradFi)와 암호화폐 시장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우리은행의 디지털 자산 분야 진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경쟁사인 하나금융그룹이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술 협약을 맺는 등 국내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자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본점 딜링룸에 비트코인 가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시세판을 도입하며, 가상자산을 전통 금융시장 내 ‘주요 지표’로 격상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 채권 트레이딩 거점에 비트코인 시세판 도입
12월 5일,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에 위치한 딜링룸 전광판에 비트코인(BTC)의 실시간 가격을 공식적으로 띄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 시세가 원-달러 환율, 코스피(KOSPI) 등 주요 증시 지표와 나란히 배치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은행이 비트코인을 더 이상 변동성 높은 투기 자산이 아닌, 환율이나 주가처럼 실시간으로 추적해야 할 주요 거시 경제 지표 중 하나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일명 ‘은행의 심장’이라 불리는 딜링룸은 외환, 채권, 파생상품 등의 최전선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시장 조성자들이 모여 초단위로 변하는 시장 상황을 분석하는 핵심 공간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필연적 대응임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더 정밀하게 읽어내기 위해서는 가상 자산을 핵심 모니터링 지표로 편입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권의 움직임…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융합 가속화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우리은행만의 독단적 행보가 아니다. 현재 전 세계 금융 생태계는 전통 금융 시스템과 디지털 자산 시장이 하나로 융합되는 거대한 흐름 속에 있다. 이를 입증하듯, 두 영역을 연결하려는 다양한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형 가상 자산 거래소인 크라켄(Kraken)은 독일 증권거래소 운영사인 도이체 뵈르제(Deutsche Börs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은 거래, 수탁, 청산, 담보 관리, 그리고 토큰화 자산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전통 금융과 가상 자산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업무 협약을 맺고 해외 송금 서비스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아직 우리은행이 특정 가상 자산 기업과의 구체적인 제휴 소식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시세판 설치는 디지털 자산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과 잠재적인 진출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현물 ETF, 전통 금융과 가상 자산을 잇는 다리
우리은행이 비트코인 시세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물 ETF의 등장으로 인해 가상 자산이 제도권 금융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Fidelity) 등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ETF를 출시했으며, 추가적인 상품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며칠 전, 프랭클린 템플턴의 솔라나 현물 ETF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아르카 플랫폼에서 티커명 “SOEZ”로 공식 거래를 시작했다. 또한 앞서 출시된 리플(XRP) ETF인 EZRP 역시 시장에 데뷔하며 기관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대형 자본이 ETF를 통해 가상 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과 같은 전통 금융 기관 입장에선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전체 금융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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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가는 <a href="https://www.caltech.edu/">Caltech</a>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분산 시스템을 주제로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지난 6년간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 및 Web3 프로젝트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체인 간 호환성, 그리고 L2 확장성 솔루션 분야에 몸담아 왔습니다.
현재는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기술의 실제 활용 가능성과 산업적 영향에 대한 분석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작성하고 있으며, 기술적 깊이와 시장 흐름을 함께 다룰 수 있는 드문 전문 필진으로 활동 중입니다.
기술 문서뿐만 아니라 정책 변화, 온체인 데이터 분석, 토크노믹스 설계 관련 글을 통해 독자들이 실질적인 투자 판단과 기술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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