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공포 & 탐욕 지수가 0~24 구간인 '극단적 공포' 상태를 15일째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22년 11월 FTX 붕괴 당시 보다 더 긴 기간이다.
비트코인(BTC) 가격은 8만 7천 달러 선으로 FTX 사태 당시보다 약 5배 높지만, 투자 심리는 오히려 그때보다 더 얼어붙은 상태다.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를 지수화한 공포 & 탐욕 지수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얼터너티브(Alternative.me)에 따르면, 12월 27일 기준 해당 지수는 23을 기록하며 15일 연속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머물렀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대형 악재 국면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던 2022년 11월 FTX 파산 당시에도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지만, 공포 & 탐욕 지수가 이처럼 장기간 극단적 저점에 머물지는 않았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며칠 만에 2만 달러 선이 무너지며 1만 6천 달러 아래로 급락했고, 시장 유동성도 빠르게 얼어붙었다. 반면 현재 비트코인은 FTX 사태 당시보다 5배 이상 높은 8만 7천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25년 12월 27일 기준 공포 & 탐욕 지수
왜 극심한 공포가 지속되는가?
얼터너티브가 산출하는 공포 & 탐욕 지수는 변동성, 거래량, 시장 점유율, 소셜 미디어 반응 등 여러 지표를 종합해 계산된다. 이는 단기 가격 움직임뿐 아니라 시장 전반의 심리 흐름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2011년 11월 FTX 사태 당시에도 해당 지수는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급락했지만, 가격 급변과 함께 단기간에 나타난 충격에 가까웠다. 당시 중앙화 금융 신뢰 붕괴와 유동성 경색이 동시에 발생하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다.
반면 현재는 가격이 고점 부근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가 여전히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2월 27일 기준 비트코인은 주요 거래소 현물 시장에서 8만 7천 달러 선을 지키고 있지만, 공포 & 탐욕 지수는 23으로, ‘0~24’ 구간에 해당하는 ‘극단적 공포’ 영역에 뚜렷이 위치해 있다.
크리스마스 주간 비트코인 가격 | 출처: 코인마켓캡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급격한 가격 하락에서 비롯된 ‘쇼크’라기보다, 방향성 없는 흐름이 이어지며 누적된 ‘만성적 불안’의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코인게코(Coingecko)의 섹터별 데이터를 보면 NFT 관련 토큰들이 지난 24시간 동안 약 7.4%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인공지능(AI) 및 소셜파이(SocialFi) 관련 종목은 한 자릿수 초반의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시장의 활력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기보다는, 특정 섹터로 자금이 옮겨가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제도권 자금이 유입되고 가격이 역대 최고점 부근임에도 불구하고 공포 & 탐욕 지수가 2주째 바닥권에 갇혀 있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단발적인 악재가 아닌, 시장 저변에 깔린 구조적인 불안 요소들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규제 압박과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
투자 심리를 억누르는 주요 원인으로는 거시 경제 환경과 규제 리스크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는 2010년 이후 가장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반감시킨다.
또한 미국 규제 당국은 중앙화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해 여전히 강력한 집행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리플에 대한 소송은 일단락되었으나, 바이낸스는 합의 이후에도 여전히 당국의 사후 모니터링을 받고 있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이러한 신중함이 묻어난다. 주요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시장의 펀딩비(Funding Rate)는 최근 평단 수준이거나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또한 최근 고점에서 내려왔다.
이는 시장에 과도한 투기적 매수 포지션이 쌓이기보다는 레버리지가 축소되며 투자자들이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물 거래량 역시 2024년 초 ETF 출시 직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역발상 투자의 기회인가, 추가 하락의 전조인가
결과적으로 현재 가상 자산 시장은 장기 차트 상으로는 매우 화려한 고점에 위치해 있으나, 참여자들의 심리는 언제든 ‘러그 풀(Rug Pull, 갑작스러운 투자금 회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기이한 형국이다.
공포 & 탐욕 지수 방법론자들은 “극단적 공포는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이는 역으로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반대로, 극단적 탐욕은 시장 과열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공포 & 탐욕 지수가 역발상 투자자들에게는 기회로 보일 수 있지만, 거시 경제와 규제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면책 조항: 코인스피커는 공정하고 투명한 보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기사는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재정 또는 투자 조언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됩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동할 수 있으므로, 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별도의 조사를 수행하시기 바라며, 필요 시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장합니다.
본 작가는 <a href="https://www.caltech.edu/">Caltech</a>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분산 시스템을 주제로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지난 6년간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 및 Web3 프로젝트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체인 간 호환성, 그리고 L2 확장성 솔루션 분야에 몸담아 왔습니다.
현재는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기술의 실제 활용 가능성과 산업적 영향에 대한 분석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작성하고 있으며, 기술적 깊이와 시장 흐름을 함께 다룰 수 있는 드문 전문 필진으로 활동 중입니다.
기술 문서뿐만 아니라 정책 변화, 온체인 데이터 분석, 토크노믹스 설계 관련 글을 통해 독자들이 실질적인 투자 판단과 기술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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